▲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2017년 2분기 0.5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8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아직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지 않은 잠재 위험 여신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내수 회복마저 더뎌지면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한층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 중소기업부터 흔들린다...부실 지표 일제히 '악화'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7조6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3285억원과 비교하면 약 1조3000억원 늘었으며, 전분기 7조4328억원에 비해서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말 8조2143억원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부실채권이 누적되는 흐름은 최근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2023년 말 4조4943억원에서 2024년 말 5조5807억원, 지난해 말 6조1787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 2분기에는 7조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3분기에도 증가세가 지속됐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회사가 정상적인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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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는 자산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하며, 원리금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단계부터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2017년 1분기 0.65% 이후 가장 높았다. 사진은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도심 모습.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 부담이 확대되는 。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5대 은행의 3분기 말 원화대출 연체율 평균은 0.42%로 지난해 같은 기간 0.37%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0.03%p 높아졌다. 2017년 1분기 0.4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2017년 2분기 0.5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0.42%에서 1년 사이 0.07%p 높아졌고, 전분기보다는 0.04%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2017년 1분기 0.65%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 0.54%까지 오른 뒤 4분기 0.49%로 잠시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1분기 0.57%, 2분기 0.58%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기업의 매출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자비용까지 불어나면서 현금흐름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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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부진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기업들이 고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연체에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잔액 대비 부실채권 비중에서도 기업 부문의 악화가 확인된다. 5대 은행의 3분기 말 원화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은 0.40%로 전분기와 비슷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0.35%보다는 0.05%p 높아졌다. 가계대출은 0.22%에서 0.25%로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대기업은 0.24%에서 0.32%로, 중소기업은 0.55%에서 0.59%로 각각 확대됐다.
◇ 아직 터지지 않은 부실도↑...요주의 여신 증가세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일부 은행은 수년 만에 가장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했다. A은행의 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3%로 2019년 2분기 0.70% 이후 가장 높았다. 대기업은 0.64%로 같은 분기 이후 최고치였으며, 중소기업 역시 0.66%를 기록해 2019년 3분기 0.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아직 부실채권으로 편입되지 않은 잠재 위험 여신의 증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5대 은행의 요주의 여신 잔액은 3분기 말 10조5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2734억원보다 2.5% 늘었다. 전분기 10조2171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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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여신은 통상 원리금 상환이 1~3개월가량 연체돼 향후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대출을 의미한다.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으면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될 수 있어 이 규모가 커질수록 향후 은행의 부실채권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은 추정손실 여신도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추정손실 잔액은 1조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9210억원보다 18.7% 불어났다. 이미 부실화한 여신의 회수 부담까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소비와 부동산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는 분야에서 연체율이 높았다. 도매·소매업이 0.71%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 0.69%, 숙박·음식.업 0.55%, 부동산업 0.51%, 과학·기술 서비스업 0.49% 순이었다. 제조업은 0.36%를 기록했다. 소비 회복 지연에 따른 매출 부진과 건설·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관련 업종의 자금 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 연체율은 3분기 0.18%로 2021년 2분기 0.19% 이후 가장 높았지만, 은행권은 이를 기업 전반의 부실 확산으로 해석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0.07%에서 0.11%p 상승한 데는 중앙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 개시와 관련된 일부 대규모 여신의 부실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3분기 말 0.33%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0.30%에서 올해 1분기 0.32%로 높아진 뒤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4%에서 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