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ㆍ로펌 자문 무시한 과잉 행정 논란
창신동 일대 재개발 사업장 전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재개발 사업장(창신9ㆍ10구역)이 관할 구청의 ‘동의서 전면 재징구’ 요구로 사업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수개월에 걸쳐 법정 동의율을 확보해 접수한 주민들에게 종로구청이 접수 4개월 만에 서류를 반려하고 처음부터 다시 받으라는 입장을 통보하면서다. 정비업계에선 판례와 법무법인 자문까지 정면으로 무시한 과잉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종로구청 산하 신속자문단는 최근 창신동 재개발 추진 주체 측과 면담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132조 위반 소지를 이유로 사업시행자(신탁업자) 지정 동의서를 재징구하라고 요구했다. 구청 측은 절충안이나 보완 조치를 거부한 채 무조건적인 재징구만을 고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동의서 반려 처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구청이 문제 삼은 대목은 추진 주체 측이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배포한 안내문이다. 해당 홍보물에는 조기 제출자를 대상으로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및 빌트인 가전제품 무상 제공 예정’, ‘이주 시 포장이사 비용 전폭 지원’ 문구가 기재됐다. 구청 측은 이를 도정법 제132조가 금지하는 ‘임원 선임 및 계약 체결과 관련한 금품ㆍ향응 등 재산상 이익 제공 약속’ 혹은 ‘시공과 무관한 과도한 재산상 이익 제안’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오락실황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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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유찬종 종로구청장이 창신동 초도순시 현장에서 “동의하면 에어컨을 준다는 식은 절대 안 된다”고 지적한 발언을 자문단이 그대로 옮겨온 결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선 구청의 이런 처분은 법리 오해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법률 자문 의견서에서도 해당 문구는 법률상 위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홍보물 문언상으로도 ‘제공 예정’으로 표현되어 있을 뿐, 개별 소유자에게 확정적 권리를 즉시 부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관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의 적법한 의결을 거쳐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추진상의 계획 및 제안’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대법원(2001. 5. 29. 선고 99다55601 판결) 역시 일반 상거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춰 시인될 수 있는 홍보 행위는 기망성이 없으며, 향후 수익이나 운영 방안 등은 투자자들의 판단과 총회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될 성질의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법정동의서의 효력 판단 기준을 다룬 대법원 확립 판례 역시 종로구의 자의적 처분을 제한하고 있다. 대법원(2010. 1. 28. 선고 2009두4845 판결)은 정비사업 동의 요건 심사 시 행정청은 법령이 정한 절차와 서식에 따라 이뤄진 동의는 자의적으로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다.
모바일 손오공게임장
법정 서식에 필수 사항을 포함했는지와 인영 대조를 통한 진정성만을 기준으로 심사할 뿐이다.
최근 대구지방법원(2025. 11. 26. 선고 2024구합22978 판결) 또한 “법정동의서에 따라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신탁업자 지정동의를 받았다면 적법·유효한 것이며, 서식 외에 구체적인 정보나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개별 동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명시했다.
행정법상 ‘비례의 원칙(과잉금지 원칙)’ 위반 문제도 제기된다. 설령 홍보 안내문에 과장 소지가 있더라도 ‘홍보 내용 수정 명령’이나 ‘정정 안내문 발송’ 등 경미한 행정지도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창신동 일대 구역들은 지난 2~3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수개월간 소유자들을 설득하며 법정 기준(75%)을 넘긴 76% 안팎의 동의서를 어렵게 확보해 접수했다. 그러나 구청이 접수 후 4개월이 지나서야 ‘원。 재징구’를 요구하면서 사업 지연에 따른 막대한 추가 비용 발생과 동력 상실이 불가피해졌다.
정비사업 추진위 관계자는 “법정 서식을 철저히 준수하고 사전에 법률 자문까지 거쳐 비용과 수개월의 시간을 쏟아 부었는데, 구청장 말 한마디 맞추려 판례까지 무시하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다시 75% 동의율을 모으라는 것은 사실상 사업을 무산시키겠다는 행정 횡포”라고 성토했다. 추진 주체와 주민들은 구청이 공식 반려 처분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 항의 집회에 돌입하는 한편, 법적 대응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면서다. 정비업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