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가 19일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앞선 사과가 오히려 진정성 논란을 키우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추가 사과와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다시 고개를 숙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징계가 자칫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소방관 처우 개선 등을 통한 사태 수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당원들은 여전히 추 지사의 출당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바라시니 사과" 논란에 재차 사과한 秋
추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해 논란을 키운 지 이틀 만이다.
추 지사의 추가 사과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당 차원에서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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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당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추 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다"며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국민들 마음이 풀릴 때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일부 당원들의 비상징계 요구에 거리를 두고 사과를 통한 수습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됐다.
징계 사유도, 후폭풍도 부담
추가 사과를 계기로 징계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선 징계가 "너무 나간 생각"(김병주 의원·YTN 라디오 인터뷰)이라는 기류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은 2023년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6개월 정지의 비상 징계를 내렸지만, 이번 사안과는 경중이 다르다는 평가다. 불과 넉 달 전 당이 공천한 광역단체장을 징계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징계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노선에 불만을 표출해온 강성 지지층 지지를 받는 추 지사를 징계할 경우 김민석 지도부에 대한 반발이 커질 수 있어서다. 경기 지역 친이재명계 의원은 "추 지사가 징계 조치에 순순히 잘못했다고 할 사람이냐"며 "강하게 반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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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선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죽일 수도 없고, 살릴 수도 없는 민주당으로서도 그런 처지"라고 했다.
지도부는 소방 재정 등 제도 개선에 집중하며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추 지사를 거론하지 않고 "소방관의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은 국가의 무한책임"이라며 장비 확충 등을 약속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징계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전날 경기도당 회의에서도 "소방 예산 등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경기 지역 3선 의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다만 일부 당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 대통령 강성 지지층은 경기 지역 의원 50여 명 연락처를 공유하며 추 지사 출당·징계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갈등 때도 김 대표가 추 지사의 공개 반발에 미온적이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김 대표의 대응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토위 국감에서 추 지사 발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소방 예산이 지방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고 발언한 부승찬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명령했다. 추 지사에 대해서는 징계 논의를 미루면서도 부 의원에게는 즉각 조치에 나선 것이다.
회 국정감사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