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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9월 3일부터 8일까지 일본의 간토 지방 여러 곳에서 시민단체의 주최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희생자추도식'을 둘러봤다. 내가 쓴 책, <간토대학살 100년 침묵을 깨라>의 후속작을 위한 답사의 의미도 있었고 2023년 100주기 이후, 일본 내의 추모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또 2026년 12월 31일 한국에서 출범하는 '간토대지진조선인희생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이하 간토위원회)가 일본의 시민운동과 어떻게 연대할지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짧은 취재 여행이었으나 2026년의 여러 추도식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이 있었다. 먼저 100주년을 맞아 고조되었던 추모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사이타마·가나가와현 등 각지의 사정에 따라 날짜를 택해 열렸는데 참여 인원이 100주기 때와 못지 않았고 "일본 정부가 학살의 국가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일본 사회에서 혐오와 배제는 추방되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또 각 지역 추모단체의 실행위원이 고령화되었는데 젊은 세대가 기억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도쿄 아라카와(荒川) 강변의 행사를 모임 '봉선화'와 공동주최하는 20~40대 모임 '백년'이 그러하고 사이타마현의 추도 행사에서 가해자 측의 후손으로 나온 젊은 미술가 미에다 아이(三枝愛)의 행동이 그러했다. 한편, 백 주년을 고비로 추도식 행사를 직접 방해하는 극우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3년간의 경과로 단정할 수 없지만 각 지역 시민운동이 축적한 역사적 정당성과 혐오 발언을 조례로써 규제한 도쿄도와 오사카시의 조치가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가나가와현의 조선인학살 추도회?추도회의 한 순서로 조화선의 추도무가 펼쳐지고 있다. ⓒ 민병래 비극적인 역사 전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의무 해마다 9월 1일 오전에, 요코아미초공원(?網町公園)의 조선인추도비 앞에서 '9·1 간토대지진 조선인희생자 추도식전 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추도식은, 간토대지진 당시 숨진 조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대표적인 행사다 릴게임사이트 . 일본 내에서 활동하던 여러 갈래의 시민단체가 모여 실행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실행위원회는 1973년, 간토대지진과 태평양 전쟁 시기 숨진 일본인을 기리는 도쿄 위령당 옆에 추도비를 세웠다. 비문에는 '조선인'이 '학살'되었다는 사실, "일본과 조선 두 민족 사이에 친선의 힘이 될 것을 기대한다"라는 염원을 담았다. 그 뒤 1974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추도비 앞에서 추도식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 상징성이 있는 요코아미초의 추도식은 극우의 공격 표적이 되어 왔다. 2017년에는 극우단체 '소요카제'(そよ風)가 추도식장 가까이에서 "조선인 학살은 누명이다"라고 외쳐댔고, 2019년에는 추도식을 방해해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실행위원회 미야가와 야스히코(宮川康彦)위원장은 이번 추도식에서 "잊으면 다시 악몽이 생긴다. 비극적인 역사를 전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의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는데 이시하라 오사무(石原修) 도쿄 변호사회 회장은 "고이케 지사는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 요꼬하마시 구보야마묘지에서 열린 가나가와현의 추도식?실행위원들이 마지막 순서로 아리랑을 합창하고 있다. ⓒ 민병래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추도식은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 사실을 알고 추모하는 가나가와현 실행위원회' 주최로 9월 5일 10시 요코하마시의 구보야마(久保山) 묘지에서 열렸다. 구보야마 묘지는 대지진으로 요코하마가 폐허가 되었을 때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수천 명의 사망자가 묻힌 곳이다. 묘지 한 쪽에 있는 조선인 추도비는 이시바시 다이지(石橋大司)의 노력으로 세워졌다 릴짱 . 그는 1923년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전신주에 조선인이 새끼줄로 묶인 채 살해된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한다. 이시바시는 1970년대 들어 요코하마시에 여러 차례 구보야마 묘역 정비와 조선인 위령비 건립을 요청했다. 시가 묘역 정비는 수용하고 조선인 추모비 건립은 받아들이지 않자, 이시바시는 사비를 들여 1974년 9월 1일 비석을 세웠다. 가나가와 실행위는 이런 내력을 지닌 이 장소에서 2013년부터 추도식을 거행해 왔다. 주최 측 추산 3백 명 가까운 인원이 모여 행사가 치러졌는데, 실행위원장 야마모토 스미코(山本すみ子)는 한국에서 제정된 '간토대지진 조선인희생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간토특별법)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가 자신이 할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한국 측에서 '간토위원회' 출범준비단의 자문위원인 김종수 목사와 성주현 교수도 참가했다. 김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일본 시민 운동이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벌인 끈질긴 노력에 감사한다, 앞으로 간토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에서 한일시민운동이 더욱 뜨겁게 연대하자"라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조화선의 추도무와 실행위원들의 아리랑 합창으로 끝났다. ▲ 사이타마현의 조센지에서 열린 강대흥의 추도회?2007년부터 '강대흥의 뜻을 새기고 미래로 이어가기 위한 모임 실행위원회' 주최로 추도회가 열린다. ⓒ 민병래 사이타마(埼玉)현에서는 9월 4일 미누마구 조센지(常泉寺)에서, 2007년부터 시작한 '강대흥 추도회'가 열렸다. 강대흥은 1898년 10월생으로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서 태어났는데 피살 당시 24세였다. 그가 사이타마의 소메야(染谷) 마을까지 오게 된 경위는 확인되지 않으나 이곳에서 새벽 3시 자경단에게 발각되어 창과 일본도 등으로 무참히 살해되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온라인 당시 가해자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오미야(大宮) 경찰서에 가서 "'상을 받고 싶다'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강대흥의 뜻을 새기고 미래로 이어가기 위한 모임 실행위원회'의 세키하라 마사히로(?原正裕)는 "이 사건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기에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자료가 없다'고 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간토 일원에서 열린 추도식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역시 아라카와 강변이다. 1982년부터 시작해 2023년 백주기에는 6백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는데, 9월 5일 3시에 열린 2026 행사에도 (주최 측 추산) 7백 명이 넘는 인원이 기네가와바시(木根川橋) 아래를 가득 메웠다. 올해로 45회째 열린 이 추도식은 기누타 유키에(絹田幸?)라는 교사의 헌신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도쿄도 아다치구(足立?) 구립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라카와 방수로가 인공 강임을 가르치려고 지역의 노인들을 만나 옛 기억을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대지진 당시 구 요쓰기바시(?四ツ木橋) 다리 아래에서 나라시노(習志野) 기병대 등 군대가 조선인을 10명씩 묶어놓고 기관총으로 쏴 죽인 뒤 강변 구덩이에 묻었다"라는 증언을 접했다. 기누타는 충격을 받고 이때부터 시민의 힘을 모아 '조선인 유해 발굴' 활동을 벌였다. 그의 노력은 언론 보도와 오충공 감독의 <감춰진 손톱자국>(?された爪跡)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기누타의 활동은 2009년 아라카와 둑 너머에 조선인 추도비를 세우는 힘이 되었고 사이타마나 가나가와, 지바 등 다른 현의 진상규명 운동을 촉진했다. 이날 행사 후에는 일본인과 자이니치(在日)로 구성된 농악대의 흥성한 공연까지 있었다. ▲ 아라카와 강변의 추도식후 벌어진 농악공연?일본인과 재일청년으로 구성된 농악대다 ⓒ 민병래 젊은 세대의 참여로 기억은 계승된다 지금까지 103주년을 맞아 간토지방 여러 곳에서 열린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글 처음에도 언급했듯 103주년 행사에서 확인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슬롯종류 . 100년을 넘어서도 열기가 식기는커녕 더욱 탄탄하게 이어지고 넓어지고 있다는 。이다. 아라카와 강변에 모인 7백여 명과 가나가와현 구보야마 묘지의 3백 명이라는 참가 인원은 그 규모가 커 매우 놀랍다. 또 백주기를 계기로 사이타마현 요리이마치의 쇼주인(正樹院)에서는 자경단에게 숨진 '구학영 위령제'가 열려 올해 4회차를 맞았고 지바현 이치카와(市川)시에서도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희생자 이치카와 추도식'이 올해 네 번째로 열렸다. 그 외 가나가와 지가사키(茅ヶ崎)시 추도회 등이 열린 것을 보면 추도모임이나 지역이 더 확장되는 모습이다. 다음으로 젊은 세대의 참여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라카와강 변의 행사는 100주년 때부터 일본인과 자이니치 청년으로 구성된 '백년'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이니치>(?日) 신문은 9월 5일 자 보도에서, 백년의 한 멤버가 "호세이대 신창우교수의 <조선식민지전쟁>이라는 책을 통해 대지진이라는 비상상황만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구조가 학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시선을 실감했다"라는 인상적인 발언도 소개했다. 사이타마현의 행사에는 젊은 미술가 미에다 아이(三枝愛)가 발언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가해자 측의 후손으로서 할아버지 대의 죄상을 참회한다고 말하고 이를 표현하는 작품 '50km·30시간·나카센도'라는 작품을 행사장 한쪽에 전시했다. 강대흥을 포함한 조선인이 고난의 길을 걷고 참살된 상황을 담았다고 한다. 자이니치는 물론 일본의 젊은 세대가 103년 전의 사건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읽힌다. 한편, 100주년을 계기로 극우 단체의 행사 방해가 약화한 .도 눈에 띈다. 고이케 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2017년을 전후해 소요카제와 같은 단체가 요코아미초 공원의 추도식장 근처에서 혐오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학살은 없었다. 일본인이 오명을 썼다"같은 주장을 쏟아냈다. 체리마스터게임 100주년 때는 아예, 조선인 추도비 앞으로 집회 신청을 해 당일 큰 충돌이 예상되었으나, 오전에 열린 추도식전과 오후 1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도본부' 및 '도쿄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주최한 추도회 참석자들이 그 자리에 눌러앉아 추도비 앞을 지켰다. 결국 소요카제 회원들은 신고한 집회 장소로 접근하지 못했다. 그 뒤로 요코아미초 공원에서의 방해 행동은 눈에 띄게 수그러들었다. 2026년 9월 5일 열린 아라카와강변의 행사에 버스를 탄 극우행동대 3~4명이 나타나 확성기를 크게 틀며 방해 행동을 했으나, 참가자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추도식은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 아라카와 강변에 나타난 극우행동대를 참가자들이 저지하고 있는 모습?아라카와 강변의 추도모임에는 700명 이상이 참여했다. ⓒ 민병래 103주년에 나타난 이런 특징들은 간토 일원의 여러 지역에서 일본 시민운동이 쌓아온 힘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과제는 간토 특별법에 근거하여 2026년 12월 31일 출범할 '간토위원회'로 넘어왔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시민과 연구자들이 이어온 진상 규명 노력과 축적한 자료를 한국의 과거사 기구가 어떻게 받아 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민간이 밝힌 백여 년의 진실을 잘 반영함은 물론, 일본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자료를 외교 교섭으로 확보해야 한다. "계엄령 결정과 선포를 전후한 일본 내각의 회의록, 임시진재구호사무국이 결정한 사항, 계엄군의 작전일지, 조선총독부가 간토 학살의 진상이 한반도에 전해질까 전전긍긍하며 세운 대책" 등이 소상하게 밝혀져야 한다. 일본의 시민운동이나 한일 역사학계가 접근하지 못한 문서를 '간토위원회'와 외교부가 협력해, 일본 정부를 설득해 확보해야 한다. 103년 전, 조선인 학살의 진실을 밝히는 숙제는 이제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이재명 정부와 간토위원회는 이 과업의 역사적 무게를 소홀히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103년 전,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죽은 영령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이고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디딤돌을 놓는 일이다. ▲ ’간토위원회‘ 출범준비단의 자문위원인 김종수 목사와 성주현 교수?맨 오른쪽이 김종수 목사 가운데가 성주현 교수다. ⓒ 민병래 도쿄도지사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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