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채용서류 냈던 직원도 통과
내부선 “심사가 아닌 고용승계”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가 비정규직 직원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 심사를 진행해 2명만 ‘채용 부적격자’로 판단해 탈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감사원이 수천 명에 달하는 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채용 불공정’에 대해 지적했지만, 심사를 받은 직원의 99.97%가 정규직으로 전환돼 채용 심사가 유명무실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사 자회사의 정규직 전환 이행’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시설관리와 운영서비스, 공항경비 등 3개 자회사는 이달 총 9233명의 전환 대상자 가운데 7333명에 대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심사를 마무리했다. 탈락 인원은 2명이며, 13명은 심사 과정에서 중도 포기했다. 순수 탈락자만 고려했을 때 정규직 전환율은 99.97%에 달한다. 공사 측은 “2명은 채용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중도 포기자 중 10명은 채용비리 의심자였다”며 “자회사의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전환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사 내부에선 ‘깜깜이 심사’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 공사 직원은 “자회사도 정년이 보장돼 청년층에겐 기회의 직장”이라며 “채용 특혜라는 지적을 받은 직원들까지 모두 전환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했다. 지난해 감사원은 공사의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채용된 비정규 직원 3604명을 대상으로 채용 공정성 여부를 점검했으며, 이 가운데 2300명 이상이 채용 서류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부적절한 채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환 심사를 엄격히 하라는 감사원 처분이 있었지만, 채용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만든 자회사 직원조차도 정규직 전환 심사를 통과했다.
다른 공사 직원은 “자회사의 경우 서류, 면접으로 채용 심사가 진행돼 채용 심사라기보다 고용 승계였다”며 “감사원 지적을 받고도 심사 자체가 허술했던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달 공사 직고용 과정에서 정규직 전환 대상자 236명 중 47명이 탈락한 것과 비교하면 자회사 전환의 경우 ‘프리패스 채용’이었다는 분석이다.
공사는 자회사 채용 심사를 통과한 전 인원의 서류, 면접 과정을 재검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전환자에 대한 검증자료들을 자회사에 완비해놓으라고 지시했다”면서 “서류 자격 미달, 친인척 비리 등을 중점적으로 재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존 서류를 재검토하는 데 그치는 수준인 데다, 사후 비위 행위가 드러나더라도 이미 자회사가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이상 추가적인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조회 : 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