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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발표한 데 이어 미 국립보건원(NIH)도 동물실험에만 의존하는 연구 제안서에 자금 지원을 중단키로 하면서 미국의 동물실험 폐지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을 대체할 대체시험법(동물 대신 오가노이드(인공장기), 인공피부 등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을 약속했고, 이는 국정기획위원회의 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앞서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도 잇따라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농협아파트담보대출이자 하지만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실험에 동원된 동물은 250만 마리에서 460만 마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가장 큰 고통을 유발하는 E등급 실험 비중은 지난해 51.5%로 유럽연합(EU)의 9.2%보다 무려 5배 높은 수준이다. 반면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은 번번이 국회에서 막히고 있다
한국일보는 전문가 긴급 kb종합통장 좌담회를 통해 동물실험을 줄이고 대체시험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분석했다.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김광만 전 연세대 치대 교수(전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장, 현 자문위원),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 송우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연구원,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가 참석했다.
동물실험, 대출 인지세 왜 줄지 않나
그래픽=박종범 기자
고은경(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일보 기자, 송우진 휴메인월드포애니멀즈 연구원,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이사, 김 연말정산자영업자 광만 전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장,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가 온라인 좌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팀즈 캡처
△사회(기자)= 2015년 실험동물 수는 250만 마리였으나 2022년 499만 9,680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460만 마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줄어들지 않은 원인은.
상여금 성과금 △김광만= 조직 모델 구입 등 대체시험을 도입하는 것보다 동물실험을 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10마리 중 4마리는 의약품, 화학물질 등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 규제시험’에 사용되고 있다. 대체시험을 권고하는 수준만으로 동물실험이 줄어들긴 어렵다고 본다.
△유영재= 동물실험제도 자체가 잘못돼 있다. 한국은 2008년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미국의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동물실험을 정부가 직접 승인·관리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기관 IACUC 자율 심의에 의존한다. 실험 기관이 운영하는 IACUC에 심의를 맡기는 구조라 동물실험이 줄지 않고 있다.
실험동물 대부분은 설치류이고, 실험용 쥐 절반 이상은 최고 고통 등급으로 희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김광만= 지난해 각 실험기관별 승인 비율을 보면 대학은 승인 54.8%, 미승인 1.7%였던 반면 기업은 승인 93%, 미승인 0.09%에 불과하다. 이는 IACUC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우진= 시민들의 동물실험에 대한 인식도 IACUC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민 의식 조사에서 "과학·의학 연구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70.1%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비글이나 토끼와 비교해 쥐 등 설치류에 대한 인식은 아직 괴리감이 큰 것 같다. 실제 실험동물 대부분은 설치류이고, 쥐(마우스)의 절반 이상은 최고 고통 등급으로 희생된다. 시민들에게 동물실험 실태를 제대로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고통등급 높은 실험 비율, 왜 높나
30여 년간 실험에 동원되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의 돌봄을 받고 있는 라이베리아 침팬지들. 휴메인월드포애니멀즈 제공
△사회= IACUC가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고통등급이 높은 실험 비율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까.
△박창길= EU 지침은 '장기간 지속되며, 완화할 수 없는 심각한 고통(severe)을 수반하는 실험은 수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 고통 등급도 엄밀하게 측정하며, 객관적인 통계와 분석 자료가 나온다. 반면 한국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침이 없고, 관련 통계도 없다. 정부에서 고통 등급을 낮추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당국에서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다.
△김광만= 예컨대 임플란트 실험 관련 비글이 많이 동원된다. 국내에서 관련 수준 높은 유수의 논문이 나오는 배경은 해외에서 승인되지 않는 실험들이 국내에서는 허용되는 경우도 많아서다.
미국 장기칩 개발사 에뮬레이트의 장기칩. 장기칩이란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장기의 구조와 기능, 특성을 실체와 유사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에뮬레이트 제공
△사회= IACUC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한가
△유영재= 한 대학의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2,500번의 실험 승인 안건을 처리하는 동안 위원회가 열린 건 단 7차례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IACUC를 당장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예컨대 현재 IACUC는 일차적 심의를 하고, 별도의 승인기관을 두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도 가능하다. 또 가장 큰 고통 등급 실험의 경우 이미 설치된 공용동물실험윤리위원회(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실험이나 유실·유기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등을 심의하는 기구)에서 재심의를 하는 장치 등이 마련돼야 한다.
EU는 동물실험 계획을 심의할 때, 실험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다. 즉 리스크(위험)와 베네핏(이익)을 따지는데 이는 동물실험을 허가하는 데 상대적으로 그만큼 신중하다는 얘기다.
△박창길= 공용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해야 하는데, 이 위원회에 실험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 이를 공공성을 가진 조직으로 만드는 게 현재 우리의 과제다. 또 앞서 언급한 대로 중요한 건 EU처럼 가장 높은 등급의 실험을 하지 말라고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체시험, 어디까지 왔나
검역탐지견으로 일하다 서울대 수의대에 동물실험용으로 이관된 뒤 실험 도중 사망한 복제견 메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사회= 현재 대체시험방법은 피부·안구 자극 등 단순 독성 항목에 국한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연구 현장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데.
△김광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화장품 등 독성 평가 분야에서 대체시험에 대한 연구가 발달돼 있다. 이제는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대체법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곧바로 사용되기에 아직 갈 길이 좀 먼 것도 사실이다. 대체방법이 표준화돼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검증을 위한 시험이 이뤄져야 하는데 연구 지원이(검증보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쏠리는 현상이 있어서다.
△송우진= 대체시험법이나 관련 기술은 굉장히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이제는 신규 대체시험법(NAMs·New Alternative Methods)이 아니라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모든 방법을 의미하는 비동물 방법(Non-Animal Methods)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 임상에서 성공적으로 이어질 확률은 8% 이하라고 한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분야가 있지만 동물실험을 당연시 여기는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이미 개발된 분야에서라도 적극적으로 대체시험을 수용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부처 간 협업이 최대 과제
투구게들이 한 제약회사 실험대에 한 줄로 묶인 채 푸른색 피를 뽑히고 있다. 야생동물보호단체 'DWS(Defenders of Wildlife Southeast)' 홈페이지 캡처
△사회= 식약처·환경부·농식품부가 각자 대체시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의 경우 이미 따로 동물대체시험시설을 설립 중이다. 중복 투자 등의 우려가 큰데.
△김광만= 국내에서는 안전하다는 걸 알면서도 각 회사가 반복적인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전문가들이 평가한 자료를 제출하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인허가를 내주는 제도로 바뀌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FDA, NIH, 환경보호청(EPA)이 컨소시엄 형태로 협력한다 .
△송우진= 부처가 각각 사업을 추진하면 예컨대 화학물질인데 약품인 경우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거나 이에 대한 허가를 내줄 경우 어떤 부처에서 담당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통령실 산하에 범부처 별도 기관을 둘 필요가 있다.
△유영재= 19세기에 우마차가 있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결국 사라졌다. 동물실험 역시 대체시험이 유일한 열쇠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보면 식약처, 환경부, 농식품부가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돼 있다. 어느 한 기관 위주가 아니라 관련 부처가 협업하는 구조로 진행돼야 한다.
△박창길= 국정위 과제를 보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동물대체시험활성화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범정부 간의 협력은 대체시험 활성화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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