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2024년 12월 22일) 제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거기 오신 분 중 한 분이 전태일의료센터 후원이 좀 들어올 것 같다고 얘기를 해서 무슨 일인가 봤더니, 그날 서버가 두 번이나 다운 됐어요. 다시 서버를 증설했는데 또 다운이 되고...동시 접속자가 10만 명이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이후 3일 만에 10억 원이 들어왔고, 그 이후 계속 후원이 쏟아져 올해 1월까지 20억 원이 모금됐습니다."
"노동자들의 편에 선 병원"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18일 프레시안tv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해 전태일의료센터 모금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탄핵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연
sbs 주식 대정신'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모금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건립추진위에서 세웠던 모금 목표액 50억 원에 거의 도달하는 45억 원의 돈을 현재까지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후원금이 몰려 전태일의료센터의 서버가 다운됐던 작년 12월 22일은 '남태령대첩'이 있었던 다음 날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양곡법 거부권 행사에 분노한 농민들이
매장판 트랙터를 몰고 상경 투쟁을 벌이다가 경찰에 의해 고립됐다는 소식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해 듣고 농민들을 돕기 위해 2030 '응원봉 시위대'가 모여 들었고, 12월 21일 밤새 농민과 청년 시민들이 연대 투쟁을 벌였다. 결국 경찰은 백기를 들었고,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가 있는 한남동까지 행진을 벌였다. '남태령대첩'의 승리의 경험을 통해 연대
바다이야기게임방법 의 힘을 경험한, 또 남태령에 직접 가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눌 길 없던 시민들이 '연대'할 대상을 찾기 시작했고, 그때 이들의 눈에 들어온 일 중 하나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이었다. 2030 여성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 전태일 의료센터를 후원하자는 글이 올라왔고, 무서운 속도로 공유됐고, 결국 모금 사이트 서버를 다운시켰다. (전태일의료센터 후원하기)
체리마스터 "이때 이후로 후원자들의 나이와 성별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전에는 전체 후원자 중 50-60대가 60%, 여성이 60%였는데, 지금은 20-30대가 70%, 여성이 80% 입니다."
녹색병원도 노동자들을 위한 병원이다. 병원장실이 가장 낮은 지하 2층, 재활 환자를 위한 치료실이 가장 높은 7층에 있다는 사실은 녹색병원
연복리 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녹색병원은 한국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 중 하나인 '원진 레이온 사태'에 맞선 노동자들의 기나긴 투쟁을 통해 받은 보상금으로 만들어진 병원으로, 임상혁 원장이 노동자를 위한 의사로 일하기로 마음 먹게 된 것도 '원진 레이온 사건'이라고 한다.
그는 녹색병원이 있지만 "아파도 병원에 못가는 노동자들"을 돌보기 위한 병원이 턱없이 부족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쳐도 병원에 못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다치면 직장에서 해고되기 때문입니다. 배달노동자들, 조선 하청노동자, 봉제 노동자들 등. 아파도 절대로 아프다고 못하고 산재 신청을 하면 불이익을 당합니다. 녹색병원 근처에 봉제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분들이 월급을 받는 것처럼 보여도 옷 한벌 당 얼마 받는 식의 계약을 해서 3.3% 사업소득세를 제하고 돈을 받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4대 보험 적용이 안 되죠. 이런 '가짜 3.3%' 노동자들이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전태일의료센터는 당초 계획보다 약간 늦어져서 2028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임 원장은 전태일의료센터는 노동자 뿐아니라 농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병원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병원은 지난 2023년 9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다가 건강 악화로 입원하게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건강권'의 중요성은 광장의 시민들이 전태일의료센터 모금에 '돈쭐'을 내면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참 많이 다치고 죽습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치지 않으려면 체계적인 관리, 종합적 예방이 필요하고 정부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노동자들이 다친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경우는 30-4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아주 큰 기업의 노동자가 아니면 대부분 노동자들은 다치게 되면 직장을 떠나게 됩니다.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같은 공동체가 계속 망가지고 있어요. 노동자, 시민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인 지역사회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강상구 시사콕>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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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하고 있는 임상혁 원장. ⓒ프레시안
[전홍기혜 기자(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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